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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박육아5

어른과 나눌 대화가 사라진 것 같은 날 오랜만에 친구에게 전화가 왔어요.반가운 마음에 얼른 받았는데, 막상 입을 떼려니까 할 말이 없더라고요. "요즘 어때?"라는 물음에 제 입에서 나온 건 결국 아이 이야기였어요. 오늘 아이가 뭘 먹었고, 어린이집에서 무슨 일이 있었고, 밤에 몇 번을 깼는지.전화를 끊고 나서 이상하게 마음이 헛헛했어요. 분명 즐겁게 통화했는데, 어쩐지 나에 대한 이야기는 한 마디도 못 한 것 같은 기분. 저만 이런 걸까 싶어서 한참을 멍하니 앉아 있었어요.온종일 아이 말만 하다 보면 하루를 돌아보면 제가 쓰는 단어가 참 단출해요."맘마 먹자", "안 돼요", "코~ 하자", "우와 잘했어요". 아이 눈높이에 맞춘 짧고 다정한 말들. 그 말들이 나쁜 건 아니에요. 오히려 아이에겐 세상에서 제일 소중한 언어죠.그런데 어느 순간부.. 2026. 9. 8.
주말인데 왜 나는 더 외로울까요 주말이 다가오면 마음 한구석이 살짝 무거워질 때가 있어요.남들은 가족이 다 함께 나들이를 가고, 아빠 손을 잡고 놀이터를 걷는데, 우리 집 주말은 오롯이 저 혼자의 몫이 되는 날이 많거든요.남편은 출근을 하거나, 있어도 너무 지쳐 있거나, 아니면 애초에 곁에 없거나. 이유는 저마다 다르지만, 결국 아이와 단둘이 온종일을 버텨내는 그 마음은 참 닮아 있더라고요.저도 그랬어요. 아침에 눈을 뜨는 순간부터 '오늘 하루를 나 혼자 어떻게 채우지' 하는 막막함이 먼저 밀려왔어요.끝이 없는 하루가 버거운 날아침을 먹이고 나면 치우고, 놀아주다 보면 어느새 점심, 겨우 재우고 한숨 돌리려는데 금방 깨어나 또 저를 찾아요.밥을 차리고, 흘린 걸 닦고, 기저귀를 갈고, 우는 아이를 안고 달래고. 분명 쉬지 않고 움직였는.. 2026. 9. 4.
화장실 문도 못 닫는 하루, 그래도 나는 나를 잃지 않을래요 오늘도 화장실에 앉으면서 문을 활짝 열어두셨나요. 문틈으로 작은 손이 쑥 들어오고, "엄마 어디 있어?" 하는 목소리가 따라오죠. 그 짧은 1분도 온전히 내 것이 아닌 하루. 저도 그랬어요. 정말 오래 그랬답니다. 밥을 먹다가도 아이가 부르면 숟가락을 놓고, 따뜻한 커피 한 잔은 늘 식은 채로 싱크대에 남아 있었어요. 내 몸인데 내 마음대로 못 쓰는 이 기분, 겪어본 사람만 알죠. 아침에 눈을 뜨는 순간부터 하루가 시작돼요. 아이 밥 챙기고, 옷 입히고, 놀아주고, 치우고, 또 밥 챙기고. 그 사이사이 내 밥은 서서 대충 넘기고, 세수는 언제 했는지 기억도 안 나요. 하루가 통째로 아이 것이 되어버린 느낌, 그 안에서 '나'는 자꾸 작아지는 것 같았어요. 내 몸이 온종일 아이에게 매여 있어요 아이를 사랑.. 2026. 8. 31.
엄마가 아픈 날, 세상은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목이 칼칼하고 몸이 무겁게 가라앉던 아침이었어요.이불 밖으로 손을 내밀기도 싫은데, 옆에서 "엄마 배고파" 하는 작은 목소리가 들려와요.아, 오늘도 나는 아플 수가 없구나. 그 생각이 제일 먼저 들었어요.혹시 지금 이 글을 읽는 당신도, 열이 나는 몸을 이끌고 부엌에 서 있진 않나요. 저도 그랬어요. 그래서 오늘은 아픈 엄마의 서러운 마음을 조금 나눠보고 싶어요. 아파도 멈추지 않는 하루가 서러워서 아이가 아프면 온 집안이 그 아이를 중심으로 돌아가요.이마를 짚어보고, 병원에 데려가고, 죽을 끓이고, 밤새 옆을 지키죠. 그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면서요.그런데 정작 엄마인 내가 아프면요? 세상은 어쩐지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그냥 흘러가요.밥은 여전히 차려야 하고, 빨래는 쌓여 있고, 아이는 놀아달라고 손을 .. 2026. 8. 20.
왜 나만 이렇게 힘들지? — 남편과의 육아 온도차 좁히기 주말 오후, 아이는 거실에서 놀고 저는 부엌에서 설거지를 하고 있었어요.그때 남편이 소파에 누운 채 말하더라고요. "필요하면 말해, 도와줄게."이상하죠. 분명 고마운 말인데 마음 한구석이 서늘해졌어요. '도와준다'는 건, 원래 내 일이라는 뜻이잖아요.그 말을 입 밖으로 못 꺼내고 그릇만 달그락거렸던 밤. 혹시 당신도 그런 밤을 보내신 적 있나요? 온도차는 게으름이 아니라 '기본값'의 차이예요 남편이 나쁜 사람이라서가 아니에요. 대부분의 부부는 육아를 대하는 기본값 자체가 다르게 세팅돼 있어요.나는 아이의 다음 병원 예약일, 어린이집 준비물, 사이즈가 작아진 옷까지 머릿속에 늘 띄워두고 있어요남편은 "말해주면 하겠다"는 대기 모드에 있고요그래서 남편은 시킨 일을 다 했다고 생각하고, 나는 여전히 혼자 다 .. 2026. 7.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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