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하죠. 하루 종일 아이와 한시도 떨어져 있지 않는데, 문득 사무치게 외로울 때가 있어요.
아이가 잠든 밤, 조용한 거실에 혼자 앉아 있으면 '나 오늘 어른이랑 제대로 된 대화를 한 마디도 안 했네' 싶어지는 날.
놀이터에서 다른 엄마들 사이에 섞여 있어도 마음 한켠이 헛헛한 날. 그런 순간들이요.
혹시 이 마음, 우리 엄마들도 아실까요? 오늘은 아무한테도 말 못 했던 '엄마의 외로움'에 대해 함께 이야기 나눠보고 싶어요.
외로운 건 당신이 부족해서가 아니에요
먼저 꼭 말씀드리고 싶어요. 이 외로움은 절대 우리가 예민해서도, 감사할 줄 몰라서도 아니에요.
엄마가 되면 삶의 반경이 갑자기 확 좁아지잖아요. 예전엔 자연스럽게 만나던 사람들, 나누던 대화, 소속돼 있던 자리들이 하나둘 사라지고, 세상이 '나와 아이' 둘로 좁혀지는 거예요.
그러다 보니 이런 외로움이 찾아와요.
- 온종일 말을 하지만, 정작 '나'에 대한 이야기는 못 하는 외로움
- 힘든 걸 이해받고 싶은데 "엄마라면 다 그래"로 넘어가버리는 외로움
- 예전의 나와 지금의 나 사이가 너무 멀어진 것 같은 외로움
이건 사랑이 부족해서 생기는 게 아니에요. 오히려 온 마음을 다해 아이를 돌보느라, 정작 나를 돌봐줄 사람이 나밖에 안 남았을 때 찾아오는 자연스러운 감정이에요.
외로움을 다독이는 작은 방법들
이 마음을 한 번에 없앨 수는 없지만, 조금씩 옅게 만들 수는 있더라고요. 제가 해보고 도움이 됐던 것들을 나눠볼게요.
- '엄마'가 아닌 이름으로 불리는 자리를 하나 만들어보세요. 온라인 모임이든, 짧은 취미 클래스든, 나를 '○○맘'이 아니라 내 이름으로 불러주는 곳이요. 단 한 곳이라도 숨통이 트여요.
- 깊이보다 '자주'가 중요해요. 대단한 속 얘기가 아니어도 괜찮아요. 친구에게 "오늘 애가 이랬어" 하고 보내는 짧은 메시지 하나, 그 사소한 연결이 외로움을 꽤 밀어내 준답니다.
- 내 감정을 글로 적어보세요. 누구에게 말 못 할 땐 노트에라도요. 외로움은 안에만 담아두면 더 커지는데, 밖으로 꺼내 이름 붙여주면 신기하게 조금 가벼워져요.
- 혼자만의 시간을 '외톨이'가 아니라 '나를 만나는 시간'으로 바꿔보세요. 같은 혼자여도, 버티는 혼자와 나를 채우는 혼자는 온도가 달라요.
그리고 만약 이 외로움이 너무 오래 이어지고, 무기력이나 눈물이 자주 찾아온다면, 그건 마음이 보내는 도움 요청일 수 있어요. 그럴 땐 혼자 견디지 마시고 가까운 정신건강복지센터(☎1577-0199)나 전문가와 이야기 나눠보시는 것도 나를 아끼는 아주 용기 있는 선택이랍니다.
마무리하며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과, 가끔 외롭고 헛헛한 마음은 얼마든지 함께 있을 수 있어요.
외롭다고 해서 나쁜 엄마인 게 절대 아니에요.
오히려 그 마음을 외면하지 않고 '아, 내가 지금 좀 외롭구나' 하고 알아채는 것부터가 나를 돌보는 시작이더라고요.
오늘은 나에게 이렇게 말해주면 어떨까요. "매일 이렇게 애쓰고 있는데, 가끔 외로운 게 당연하지. 잘하고 있어."
혼자인 것 같은 밤을 보내고 있을 우리 엄마들에게, 그 마음 다 안다고, 당신은 결코 혼자가 아니라고 꼭 전하고 싶어요.
오늘도 우리 함께 조금씩 자라가요. 💛
※ 이 글은 육아기 엄마들이 흔히 겪는 감정을 함께 나누기 위한 에세이예요. 우울감이나 무기력이 2주 이상 이어지거나 일상이 힘들 정도라면, 정신건강상담(☎1577-0199)이나 가까운 정신건강복지센터의 도움을 받아보시길 권해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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