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가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는 날이 있어요.
아침부터 정신없이 밥을 먹이고, 치우고, 또 먹이고. 빨래는 산더미인데 아이는 계속 안아달라고 하고, 내 몸은 하나뿐인데 해야 할 일은 열 개쯤 되는 그런 날이요.
저도 오늘이 딱 그랬어요.
저녁 무렵엔 정말 손끝 하나 까딱하기 싫을 만큼 지쳐 있었거든요. 설거지는 쌓여 있고, 방바닥엔 장난감이 발 디딜 틈 없이 흩어져 있고요. '나 오늘 왜 이렇게까지 힘들지' 하는 마음이 스르르 올라오는데, 그때 우리 아이가 갑자기 제 앞에서 엉덩이를 씰룩씰룩 춤을 추는 거예요.
피로가 사르르 녹던 그 순간
노래도 아니고 그냥 '아아아' 하는 알 수 없는 소리에 맞춰서요.
혼자 신나서 손뼉을 치고, 저를 보면서 까르르 웃는데, 그 웃음소리가 어찌나 맑던지요. 조금 전까지 온몸을 짓누르던 피로가 정말 거짓말처럼 사르르 녹아내렸어요.
저도 모르게 따라 웃고 있더라고요.
이상하죠. 몸은 분명 똑같이 피곤한데, 마음이 먼저 풀려버리니까 신기하게도 견딜 만해졌어요. 아이의 그 작은 재롱 하나가, 무너지려던 저를 다시 붙잡아 일으켜 세워준 거예요.
가만히 아이를 안아 들고 볼을 부비니까, 아이가 제 목을 꼭 끌어안더라고요. 그 따뜻한 온기가 가슴 깊은 곳까지 스며들었어요.
그 순간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아, 나는 이 웃음 하나 보려고 오늘 하루를 버텼구나. 이 아이라서, 이 아이의 웃음이라서 내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구나 하고요.
이 아이라서 버틸 수 있어요
솔직히 육아는 매일이 쉽지 않아요.
누가 칭찬해 주는 것도 아니고, 티가 나게 성과가 남는 것도 아니고요. 어제 한 일을 오늘 또 하고, 오늘 한 일을 내일 또 해야 하는 끝없는 반복이잖아요. 어떤 날은 내가 지금 잘하고 있는 건지, 이 길이 맞는 건지 아득해질 때도 있고요.
그런데도 우리가 매일 다시 일어날 수 있는 건, 바로 이런 순간들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작은 손으로 내 볼을 감싸며 웃어줄 때, 서툰 발음으로 엄마를 불러줄 때, 잠결에 나를 찾아 꼭 안겨올 때. 그 사소한 순간들이 하루치 고단함을 다 씻어주니까요.
누가 알아주는 큰 보상이 없어도 괜찮았어요. 이 작고 맑은 순간들이, 사실은 이미 세상 무엇보다 큰 보상이었으니까요.
세상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위로가, 바로 우리 아이 안에 있더라고요.
돌이켜보면 힘들었던 하루하루가 모여서, 아이는 어느새 이만큼 자라 있었어요. 그리고 그 곁에서 저도 조금씩, 엄마라는 이름으로 함께 자라고 있었더라고요.
힘들다고 느끼는 그만큼, 사실은 그만큼 깊이 사랑하고 있는 거예요. 아무 마음이 없다면 이렇게 지치지도 않았을 테니까요. 그러니 오늘 많이 지쳤다면, 그건 당신이 그만큼 온 마음을 다했다는 다정한 증거예요.
웃음 하나를 마음에 담아두는 일
그래서 저는 요즘, 그런 순간들을 놓치지 않으려고 해요.
아이가 오늘 어떤 재롱을 부렸는지, 어떤 표정으로 저를 웃게 했는지. 아주 사소한 거라도 마음속에 꼭 담아두려고요.
지치고 힘든 날, 그 기억 하나를 조용히 꺼내 보면 신기하게도 또 견딜 힘이 생기더라고요. 마치 마음속에 작은 햇살 하나를 넣어둔 것처럼요.
어쩌면 육아는, 그렇게 반짝이는 순간들을 하나씩 모아가는 일인지도 모르겠어요.
우리에게 필요한 위로는 사실 그렇게 거창한 게 아니었어요. 그저 이 아이의 맑은 웃음소리 하나, 나를 향해 뻗는 작은 두 팔 하나면 충분했던 거예요.
힘든 하루도, 그 아이의 웃음 하나면 충분히 견딜 수 있어요. 당신은 이미, 충분히 잘하고 있어요.
오늘의 다정한 정리
오늘 하루도 정말 고생 많으셨어요.
지치고 힘든 순간들 사이사이, 아이가 건넨 작은 웃음과 재롱을 놓치지 않고 마음에 담아두면 좋겠어요. 그 반짝이는 순간들이 모여서, 결국 우리를 다시 버티게 해주니까요.
너무 잘하려고 애쓰지 않아도 괜찮아요. 오늘 아이와 함께 한 번이라도 웃었다면, 그걸로 이미 충분히 좋은 하루였어요.
그리고 힘든 만큼, 나 자신도 꼭 안아주세요. 따뜻한 차 한 잔, 잠깐의 눈 감음. 그 작은 돌봄이 내일의 나를 다시 웃게 해줄 거예요.
우리 엄마들, 오늘도 그 작은 웃음에 기대어 힘내요. 내일은 또 내일의 웃음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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