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 아침부터 쉬지 않고 움직였는데, 저녁에 남편이 집에 들어오며 "오늘 뭐 했어?" 하고 물으면 어쩐지 말문이 막힐 때가 있어요.
밥 세 번 차리고, 치우고, 빨래 돌리고, 아이 놀아주고, 어지른 거 또 치우고… 분명 종일 바빴는데 눈에 보이는 '결과물'은 없더라고요. 저녁이면 집은 다시 어질러져 있고, 내가 뭘 했는지 나조차 설명하기 어려운 그 기분.
오늘은 티도 안 나고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것 같은 그 하루, 그리고 엄마도 인정받고 싶은 마음에 대해 이야기 나눠보고 싶어요.
알아주지 않아서 서운한 게 아니라, 당연해져서 서운한 거예요
가끔은 고맙다는 말 한마디가 그렇게 사무칠 때가 있어요. 대단한 칭찬을 바라는 게 아니에요. 그저 "오늘 애썼네" 이 한마디가요.
그런데 육아와 살림은 참 이상해요. 잘하면 티가 안 나고, 안 하면 바로 티가 나는 일이거든요.
깨끗한 집, 따뜻한 밥, 웃는 아이는 당연한 풍경이 되고, 그걸 만들어낸 나의 하루는 배경처럼 지워져요.
그래서 우리가 느끼는 서운함은 사실:
- 게을러서도, 유난스러워서도 아니고요,
- 애쓴 만큼 당연해져 버린 내 노동에 대한 정당한 마음이고요,
- 누구라도 알아주면 다시 힘이 날 텐데, 그 한마디가 없어서 생기는 허전함이에요.
그러니 혹시 요즘 자꾸 서운하고 눈물이 핑 돈다면, 그건 내가 예민하고 부족해서가 아니에요. 그만큼 매일 진심으로 애쓰고 있다는 증거랍니다.
아무도 안 알아줄 때는, 내가 먼저 나를 알아줘요
물론 제일 좋은 건 곁에 있는 사람이 알아봐 주는 거예요. 그래서 서운함은 마음에 담아두지 말고 "나 오늘 이거 하느라 힘들었어, 고생했다고 한마디 해줘" 하고 솔직하게 표현해보는 것도 좋아요. 말하지 않으면 정말 모르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그런데 그것과 별개로, 내 하루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은 결국 나 자신이잖아요. 그러니 남의 인정만 기다리지 말고, 내가 먼저 나를 다정하게 알아봐 주면 어떨까요.
저도 해보니 이런 게 도움이 되더라고요.
- '한 일'을 눈에 보이게 적어보기. 머릿속에만 있으면 티가 안 나요. "밥 3끼, 빨래, 아이 병원, 낮잠 재우기"… 적어놓고 보면 '나 오늘 이렇게 많이 했네' 싶어서 스스로가 대견해져요.
- 하루 끝에 나에게 한마디 건네기. "오늘도 참 잘 버텼다." 남이 안 해주면 내가 해주면 돼요. 어색해도 몇 번 하다 보면 진짜 위로가 된답니다.
- 결과가 아니라 '마음'을 인정해주기. 집이 다시 어질러졌어도, 그 안에서 사랑으로 아이를 돌본 오늘의 나는 사라지지 않아요.
내 수고를 내가 알아주기 시작하면, 신기하게도 남이 몰라줘도 예전만큼 무너지지 않게 되더라고요.
마무리하며
티 안 나는 일을 매일 해내는 건, 사실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 중 하나예요. 결과가 남지 않아도, 박수 소리가 없어도 묵묵히 하루를 채워내는 우리 엄마들은 정말 대단한 사람들이에요.
오늘 하루도 아무도 몰라준 것 같아 서운했다면, 지금 이 순간 제가 대신 말해드릴게요. 오늘 정말 애쓰셨어요. 티는 안 나도, 당신의 하루는 분명 값진 하루였어요.
그리고 이제부터는 하루의 끝에 나에게도 꼭 한마디 건네주세요. "오늘도 수고했어, 나." 우리, 남의 인정을 기다리기 전에 내가 먼저 나의 편이 되어주기로 해요.
오늘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애쓰는 우리 엄마들, 함께 조금씩 자라가요. 💛
'자람노트' 카테고리의 다른 글
| 2026년부터 4~5세 무상교육! 유치원 다니는 아이 유아학비 지원 한눈에 보기 (0) | 2026.08.07 |
|---|---|
| 아직 오지도 않은 일이 벌써 걱정되는 엄마에게 — 미래 불안 내려놓는 법 (0) | 2026.08.06 |
| 3월에 놓쳤어도 괜찮아요! 초·중·고 교육급여, 지금 신청하세요 (0) | 2026.08.03 |
| '좋은 엄마'여야 한다는 마음이, 나를 자꾸 몰아세울 때 (0) | 2026.08.02 |
| 임산부·우리 아이 영양 챙기기, 나라가 식품까지 보내줘요 (영양플러스) (0) | 2026.08.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