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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람노트

엄마처럼은 안 키우겠다고 했는데 — 나도 모르게 대물림되는 육아

by 자람MOM 2026. 7. 27.

 

 

아이에게 소리를 지른 밤이었어요.

"엄마 지금 진짜 화났어!" 하고 뱉고 나서 문을 닫는 순간, 등골이 서늘했어요.

그 말투가, 그 억양이, 어릴 적 우리 엄마 그대로였거든요.

나는 절대 저렇게는 안 키우겠다고 그렇게 다짐했었는데. 그날 밤 아이 옆에 누워서 한참을 뒤척였어요.

혹시 당신도 그런 순간을 마주친 적 있나요? 오늘은 그 이야기를 해보려 해요.

 

대물림은 당신의 잘못이 아니에요

 

먼저 이 말씀부터 드리고 싶어요. 닮은 건 당신이 못나서가 아니에요.

우리는 육아를 배운 적이 없어요. 배운 게 있다면 어릴 적 집에서 본 장면들뿐이에요. 그래서 몸이 지치고 마음에 여유가 없는 순간, 머리보다 몸이 먼저 그 장면을 재생해버려요.

  • 피곤하고 급할 때 특히 옛날 말투가 튀어나와요
  • "좋은 방법"은 알지만, 급할 땐 아는 것보다 익숙한 것이 먼저 나와요
  • 그래놓고 자책하느라 밤새 마음을 갉아먹어요

그러니 이렇게 정리해두면 좋겠어요. 닮은 건 학습의 결과, 바꾸는 건 지금부터의 선택. 자책은 아무것도 바꾸지 못하지만, 알아차림은 바꿔요. 그리고 당신은 이미 알아차렸잖아요.

 

나는 무엇을 남기고, 무엇을 두고 갈까요

 

전부 버릴 필요는 없어요. 우리 엄마에게도 분명 물려받고 싶은 게 있을 거예요. 조용히 나눠보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 가져갈 것: 아플 때 끓여주던 죽, 어떤 상황에도 밥은 챙기던 그 마음, 나를 지지해줬던 어떤 순간
  • 두고 갈 것: 비교하는 말, 감정을 참았다가 터뜨리는 방식, "다 너 잘되라고"라는 이름의 통제
  • 새로 만들 것: 우리 집에서 처음 시작되는 것들 — 아이에게 먼저 사과하기, 안아주며 하루 마무리하기

종이에 세 칸으로 적어보시면 생각보다 마음이 정리돼요. 막연히 "엄마처럼은 안 할 거야"라고 하면 계속 엄마를 기준으로 살게 되거든요. 구체적으로 적어야 내 기준이 생겨요.

 

오늘 밤부터 할 수 있는 아주 작은 것

 

거창한 결심 말고, 정말 작은 것 하나면 충분해요.

  • 3초 멈추기. 화가 올라올 때 말하기 전에 딱 3초. 숨 한 번 쉬면 익숙한 문장 대신 다른 문장이 나올 틈이 생겨요.
  • 하루에 한 문장, 새 문장 쓰기. "왜 이렇게 못해?" 대신 "어려웠구나, 같이 해볼까?" 이 한 문장이 대물림을 끊는 실제 도구예요.
  • 소리친 날엔 꼭 사과하기. "아까 엄마가 크게 말해서 미안해. 엄마가 화를 다스리는 중이야." 완벽한 엄마보다 회복할 줄 아는 엄마가 아이에겐 더 좋은 모델이랍니다.
  • 친정엄마와 거리 두기도 사랑이에요. 지금도 상처 주는 말이 오간다면, 통화 시간을 줄이거나 화제를 바꾸는 것도 나를 지키는 방법이에요. 미워서가 아니라 나와 아이를 지키려고요.

혹시 어린 시절의 기억이 지금도 자주 마음을 흔든다면, 혼자 버티지 마세요. 가족센터나 정신건강복지센터의 무료 상담도 있고, 관련 책 한 권을 읽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정리되는 경우가 많답니다.


우리 엄마도 그때는 처음 엄마였을 거예요. 배운 적 없이, 도와주는 사람 없이, 자기 몫의 힘든 시절을 지나고 있었겠죠.

그 사실을 이해하는 것과, 그 방식을 물려주지 않기로 선택하는 것은 동시에 할 수 있는 일이에요. 엄마를 미워하지 않고도 다르게 살 수 있어요.

당신이 지금 이 고민을 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이미 무언가가 달라지고 있다는 증거예요. 그 흐름을 우리 대에서 조금 바꿔놓는 것, 정말 대단한 일이랍니다.

오늘 밤 아이 옆에서 뒤척였을 당신, 그 마음 절대 부족해서가 아니에요. 우리 조금씩, 나에게도 아이에게도 너그러워져 봐요. 🌿


이 글은 상담이 아니라 마음에 관한 이야기예요. 어린 시절 경험으로 지금 일상이 많이 힘들다면 정신건강 상담전화(☎ 109 자살예방 및 정신건강 상담) 또는 가까운 정신건강복지센터의 무료 상담을 이용해보셔도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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