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좋아하는 그림책을 겨우 다 읽어주면, 책을 다시 첫 장으로 넘기며 "또! 또 읽어줘!" 하죠. 같은 노래를 하루 종일 틀어달라 하고, 같은 놀이를 지치지도 않고 반복하고요.
"엄마는 이제 이 책 외웠어"라고 말하고 싶은 그 순간, 우리 엄마들 다들 겪으시죠. 오늘은 아이의 무한 반복 요청에 지쳐버린 마음을 함께 나눠보려고 해요.
반복은, 아이가 세상을 배우는 방식이에요
먼저 알아두면 마음이 조금 놓여요. 아이가 같은 것을 지겹도록 반복하는 건, 그게 아이가 배우고 익히는 가장 자연스러운 방법이기 때문이에요. 어른에겐 뻔한 이야기지만, 아이는 반복을 통해 내용을 완전히 자기 것으로 만들고, 다음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예측하는 안정감을 느껴요. 익숙한 것을 반복하는 그 예측 가능함이 아이에겐 큰 편안함이 된답니다.
그리고 반복할 때마다 아이는 매번 새로운 걸 발견해요. 처음엔 그림을 보고, 다음엔 이야기를 따라가고, 그다음엔 단어를 익히는 식으로요. 같은 책이지만 아이 안에서는 매번 조금씩 다른 배움이 일어나고 있는 거죠. 그러니 "왜 자꾸 똑같은 것만 봐" 하고 걱정하지 않으셔도 돼요. 그건 아이가 깊이 몰입하고 있다는 아주 건강한 신호랍니다.
저도 같은 책을 수십 번 읽어주다 목이 쉰 적이 있어요. 그런데 어느 날 아이가 그 책을 통째로 외워 혼자 읽는 시늉을 하는 걸 보고, 그 반복이 다 아이 안에 쌓이고 있었구나 싶어 뭉클했답니다.
지치는 건 당연해요, 조금 편하게 해도 괜찮아요
아무리 좋은 반복이라도 매번 똑같이 읽어주는 건 정말 지치는 일이에요. 그러니 엄마도 조금 편하게 할 방법을 찾아도 괜찮아요. 매번 처음부터 끝까지 완벽하게 읽어주지 않아도, 아이가 좋아하는 부분만 실감 나게 읽어주거나, "다음엔 뭐가 나올까?" 하고 아이에게 물어보며 함께 이야기하는 식으로 변화를 줄 수 있어요.
가끔은 역할을 바꿔 아이가 엄마에게 읽어주게 하거나, 그림을 보며 새로운 이야기를 지어내는 놀이로 바꿔보세요. 같은 책이라도 노는 방식을 조금 바꾸면 엄마도 덜 지치고, 아이는 또 다른 배움을 얻어요. 무한 반복도 조금씩 변주를 주면 서로에게 즐거운 시간이 될 수 있답니다.
그리고 정말 지친 날엔 "엄마가 지금은 목이 아파서 한 번만 읽어줄게" 하고 솔직하게 말해도 괜찮아요. 아이도 엄마의 상태를 조금씩 이해하는 법을 배우니까요. 완벽하게 아이의 모든 요청을 다 들어줘야 좋은 엄마인 건 아니에요. 지칠 땐 나를 먼저 챙기는 것도 필요하답니다.
미리 개수를 정해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에요. "오늘은 세 번 읽고 자는 거야" 하고 시작 전에 약속하면, 무한정 이어지는 실랑이를 줄일 수 있거든요. 물론 아이가 "한 번만 더!" 하고 조를 때도 있지만, 그때마다 약속을 부드럽게 지켜가다 보면 아이도 조금씩 받아들여요. 이렇게 반복 속에서 약속을 지키는 법을 배우는 것도 아이에겐 소중한 경험이랍니다. 무엇보다 반복을 무조건 막기보다, 엄마도 아이도 지치지 않을 만큼의 균형을 찾아가는 게 중요해요.
이 반복의 시절도, 지나고 나면 그리워져요
지금은 같은 책을 백 번 읽어주는 게 지겹고 힘들지만, 이 시절도 생각보다 빨리 지나가요. 언젠가 아이는 혼자 책을 읽고, 더 이상 엄마에게 "또 읽어줘"라고 조르지 않는 날이 오죠. 그때가 되면 오늘의 이 무한 반복이, 아이와 살 부비며 함께한 소중한 시간으로 그리워질지도 몰라요.
그러니 지치는 순간에도, 아이가 엄마 무릎에 앉아 "또!"를 외치는 이 시간이 잠깐 스쳐가는 예쁜 계절이라는 걸 기억해 주세요. 아이가 그토록 반복하고 싶어 하는 건, 그 시간이 엄마와 함께여서 행복하기 때문이기도 하니까요. 그 마음을 떠올리면 같은 책도 조금은 다르게 읽히지 않을까요.
그리고 아이가 같은 것을 반복하는 그 안정감이, 사실은 엄마라는 존재에서 온다는 것도 기억해주세요. 익숙한 엄마 목소리로, 익숙한 이야기를 듣는 그 반복 속에서 아이는 세상이 안전하다고 느끼거든요. 그러니 지겹게만 느껴지던 "또!"가, 실은 "엄마와 함께라서 좋아"라는 아이의 마음이기도 한 거예요. 그렇게 생각하면 오늘의 반복이 조금은 특별하게 다가올지도 몰라요.
우리 엄마들, 오늘도 아이의 끝없는 "또!"에 목이 쉬도록 애쓰셨죠. 그 반복 하나하나가 아이 마음에 차곡차곡 쌓여 자라고 있어요. 지쳤어도 아이의 몰입을 지켜준 당신은 이미 충분히 좋은 엄마랍니다. 오늘도 애쓴 당신을 제가 응원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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