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서운한 마음이 더 컸던 것 같아요.
"왜 나만 이렇게 힘들까", "저이는 왜 몰라줄까" 하고요. 그런데 어느 밤, 남편이 칭얼대는 아이를 안고 거실을 서성이며 나지막이 자장가를 불러주는 뒷모습을 보는데, 갑자기 코끝이 찡해졌어요. 미운 마음 사이에 가려져 있던 고마움이 불쑥 올라온 거예요.
오늘은 그 문득 찾아온 고마운 마음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해요.
서운함에 가려, 고마움을 자주 잊고 살아요
육아는 늘 힘들고, 그러다 보면 남편에게 서운한 순간이 참 많죠. 나는 하루 종일 동동거렸는데 남편은 편해 보이고, 도와준다면서 어설프게 해서 일이 더 늘 때도 있고요. 그런 순간들이 쌓이면 자꾸 부족한 것, 아쉬운 것만 눈에 들어와요. 그건 우리가 그만큼 지치고 힘들다는 뜻이기도 해요.
그런데 가만히 보면, 남편도 남편 나름의 방식으로 애쓰고 있을 때가 있어요. 서툴지만 아이 목욕을 시키고, 주말 아침 늦잠 자라고 아이를 데리고 나가주고, 피곤한 몸으로 밤중 수유를 대신해주기도 하죠. 완벽하진 않아도 그 나름의 노력들이 분명히 있는데, 서운함에 가려 잘 안 보였던 것뿐이에요.
저도 그랬어요. 못한 것만 세다 보니 남편이 해준 것들은 당연하게 여겼더라고요. 그런데 그 뒷모습 하나에 마음이 풀리면서, 우리가 같은 편이라는 걸 새삼 느꼈어요. 육아라는 긴 여정을 함께 걷는 동료라는 걸요.
고마움을 표현하면, 관계도 육아도 한결 가벼워져요
신기하게도 서운함은 표현하지 않아도 쌓이는데, 고마움은 표현하지 않으면 잘 전해지지 않아요. "당신이 아이 재워줘서 나 오늘 좀 쉬었어, 고마워" 하는 한마디가, 남편에게는 다음에 더 잘하고 싶은 힘이 된답니다. 사람은 인정받을 때 더 움직이고 싶어지니까요.
그리고 고맙다고 말하는 순간, 사실 내 마음도 한결 편안해져요. 미움과 서운함을 품고 있는 건 결국 내가 힘든 일이잖아요. 남편의 작은 노력을 알아봐 주고 고마워하다 보면, 부부 사이에 따뜻한 기운이 돌고 육아의 무게도 조금은 나눠지는 느낌이 들어요. 완벽하게 공평한 육아는 어렵지만, 서로 고마워하는 마음이 그 빈틈을 메워주거든요.
물론 여전히 서운한 부분이 있다면 그건 그것대로 솔직하게 이야기하면 돼요. 고마움을 표현하는 것과 필요한 걸 요구하는 건 다른 문제니까요. 다만 아쉬운 것만 말하던 대화 사이에, 고마운 것도 함께 말해보자는 거예요. 그 균형이 부부를 조금 더 다정한 팀으로 만들어준답니다.
그리고 한 가지, 남편이 나와 똑같은 방식으로 육아하지 않는다고 너무 답답해하지 않으셨으면 해요. 기저귀를 채우는 법도, 아이와 노는 방식도 나와 다를 수 있지만, 그게 틀린 건 아니거든요. 아이에게는 엄마와 아빠, 서로 다른 두 방식의 사랑을 경험하는 것도 좋은 일이에요. 위험한 것만 아니라면 "그렇게도 하는구나" 하고 남편만의 방식을 존중해주면, 남편도 더 자신감 있게 육아에 참여하게 된답니다. 사사건건 고쳐주려 하면 오히려 손을 놓게 되기 쉬우니까요.
무엇보다 아이는 부모가 서로 고마워하고 다정하게 대하는 모습을 보며 사랑을 배워요. 엄마 아빠가 서로를 아끼는 그 분위기 자체가 아이에게는 가장 안전하고 따뜻한 울타리가 되어주거든요. 그러니 서로에게 건네는 "고마워" 한마디는 사실 아이를 위한 가장 좋은 선물이기도 하답니다.
함께 아이를 키운다는 것, 그 자체로 든든해요
돌이켜보면 아이를 함께 키울 사람이 곁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참 든든한 일이에요. 서로 부족한 걸 채워가며, 때로 다투고 때로 고마워하며 한 아이를 함께 키워가는 거잖아요. 그 과정에서 우리는 부모로서도, 부부로서도 조금씩 함께 자라가고 있어요.
오늘 밤, 혹시 남편의 작은 노력이 눈에 들어온 순간이 있었다면 그 마음을 흘려보내지 말고 살포시 표현해 보세요. "고마워" 그 한마디가 지친 하루의 우리 두 사람을 다독여줄 테니까요. 서운함도 고마움도 모두, 그만큼 이 가정을 소중히 여긴다는 증거랍니다.
우리 엄마들, 오늘도 육아라는 긴 길을 걷느라 애쓰셨어요. 그 길을 함께 걷는 이에게 가끔은 고마운 마음도 건네며, 서로에게 조금 더 다정해지는 하루가 되길 바라요. 그 다정함 곁에서 제가 늘 응원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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